“ 인간이 자유의 낡은 적으로부터 해방되었지만 성질이 다른 새로운 적이 등장했다는 것을 우리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새로운 적이란 본질적으로 외적 제약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가 완전히 실현되는 것을 방해하는 내적 요인들이다 “
인류의 역사를 단 몇 가지의 단어로 압축해서 말해본다면, 특히나 정치사와 사회사적인 의미로 우리는 언제나 ‘자유’를 갈망했다. 나 스스로의 의지로, 내가 선택해서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우리는 언제나 그것이 ‘궁극적으로 추가해야 할 길’ 이라고 의미지어 놓은 체 인류가 해왔던 ‘자유로의 갈망’ 은 때로는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쿠테타, 폭동, 개혁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 개인의 자유를 속박하는 규제 , 신분, 인종 등의 모든 차별로부터 자유롭고자 했다. 그렇다면 자유의 ‘낡은 적’이란 무엇이었을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는 그것을 ‘차별과 억압’ 이라는 적이라고 부르고 싶다 . 인간으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어떤 지역에서 어떤 신분으로 얼마나 많은 재물을 가지고 태어났는가에 따라 우리는 먹고 입는 옷부터 정치적인 의견을 피력할 자유, 사랑하는 사람과 삶을 함께할 자유, 내가 원하는 곳에서 살아갈 자유까지 너무나 많은 차별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여 살아갈 자유를 빼앗긴 체 살아왔고, 그 억압을 벗어나기 위해 고대사부터 근대사까지 수 없이 많은 혁명과 전쟁을 통해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되찾아왔다. 그리고 현대의 우리는 표면적으로는 타고난 자유의 권리에 대한 어떤 제약도 없이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낡은 적을 물리침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내면의 적과 알게 모르게 싸우며 살아가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새로운 적’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적’을 만들어내는가? 이 책은 근대사회체제 이후 개인의 자유 보장에 따라 생겨난 무력증과, 새로운 종류의 의존증이라고 말하겠다. 막연한 자유의 길 앞에서 느껴지는 두려움과 불안감. 그리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또 다시 스스로에게 만들어주는 규칙과 타인에게서 그 지도를 보고자 하는 의존성 . 마치 그것은 정비된 도로로만 다니던 사람에게 아무런 이정표도, 나침반도 없는 사막에 떨어진 것 같은 불안감을 준 것이 아닐까? 막상 아무런 차별과 억압을 하지 않고, 사막을 어떻게 가야할지 정해주지 않는다고 하였을 때, 내가 오아시스를 찾아갈 수 있는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나타나 길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라는 책임회피적인 생각이 우리가 완벽하게 자유롭게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적이 아닐까?
완전히 자유로운 자신의 존재성에 대한 의문과 존재를 증명하고 소속되고 싶다는 생각. 완전한 자유는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충분히 결정하고 책임지고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막상 그렇게 개개인이 온전하게 자유로울 때, 우리는 나 아닌 누군가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내려 애쓴다. 그리고 그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과는 협력하여 더 나은 삶을 가지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게 되고, 나와 차이점이 있는 사람은 배척함으로서 나의 존재감과 권위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 모든 새로운 적이 우리의 낡은 적보다 위험한 이유는, 이것이 과거처럼 어떤 한 계층이나 사람의 의도에 의한 억압이 아니라, 모든 인간들이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쉬이 인정하지 않고, 당연한 관례라고 생각한다는 데에 있다. 그런 관례와 ‘공통적인 상식, 인식’ 들이 모여 우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행동하고 말하고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족쇄를 우리의 머릿속에 각인시켜버림으로서 마치 ‘너무 크고 높기 때문에 이 새장 속의 하늘이 세상의 하늘인줄 알고 살아가는 ’ 새장속의 새가 되어갈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늘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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