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중, 고등학교 과학 시간을 통해, 아니 그 이전부터 각종 과학&교양 도서를 통해 알게 모르게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우주의 탄생부터 인간의 존재까지 많은 지식을 습득한다. 하지만 어릴 적에는 누구나 한 번쯤은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책을 찾아보던 우주 이야기, 공룡 이야기, 원시인 이야기는 중,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수업 시간에 접하는 수많은 공식들과 암기해야 하는 과학자들의 이론 속에 흥미는 퇴색하고 외워야 한다는 압박만이 강해지며 우리 중 대부분은 과학에 흥미를 잃어버린 체,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우리가 어떤 진화의 과정을 거쳐서 생물학적으로 지금의 능력,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관심을 거두게 된다. 학문이 되어버리고, 입시를 위한 공부가 되어버린 과학은 그렇게 우리의 삶의 본질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멀게 느껴지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빌 브라이슨, 그는 그런 우리가 흔히 겪는 과학에의 무관심에, 학자들의 연구물이자 전유물이 되어버린 과학이라는 학문이 아직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그리고 여전히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임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제목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말하는 ‘거의 모든 것’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처럼 무언가를 강요하지도, 명확하게 규정지어 구분하지도 않은 체,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깝고, 가장 이해하기 쉽고, 가장 재미를 줄 만한 요소들을 골라 보여준다.
그의 저서를 읽는 것은 학창 시절의 어렵고 고루한 과학, 인류사에 대한 이야기기 보다는 아주 어릴 적 누가 부르는 것도 잊은 체 몰두해 읽던 과학 이야기를 읽는 것 마냥 재미있고 흥미로운 주제들로만 기술되어 있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기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전문 과학자들이 분석하기에도 정확성과 전문성에 있어 전혀 오류가 없는 완벽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이 책 한 권을 준비하고, 완벽하게 독자들에게 쉬운 과학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보이는 것 몇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였음이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우주와 지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아주 먼 옛날 생겨난 그 수많은 존재들 중에서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남아 지금까지 살아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답을 찾을 수 있다. 다윈, 뉴턴,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등 세계적 학자들의 이론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아도, 화학, 지질학, 화석학, 천문학, 입자 물리학과 같은 전문 과학지식을 완벽하게 공부하지 않아도 내가 어떤 수천 년의 세기를 건너 지금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는지 모든 답을 이 책으로 유추하고 상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모두 읽었을 때, 내가 이 지구에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기적의 산물인지, 얼마나 값진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새삼 경이롭게 자각해볼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지구과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꽤 많은 지식을 얻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 권의 과학 서적이 아니라, 선생님이 학생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고르고 다듬은 하나의 교육 자료를 보는 느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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