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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너머 세상 - 독후감 & 서평

신경끄기의 기술 리뷰 - 마크 맨슨

by 박효승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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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저자, 한재호 역자 / 갤리온 출판 2017.10.27

신경끄기의 기술

수많은 책, 지식, 정보,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알고 싶어 한다.“ 

나는 간혹 외출을 하면 근처 서점에 간다. 평소 누구에게나 자부할 만큼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니며, 사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그저 서점에 가서 요즘 잘 나간다는 베스트셀러는 무엇이 있는지, 최근 출간된 신간은 무엇인지 따위를 두루 둘러보는 것이 어느 정도 습관화가 되어서라고, 굳이 내가 서점에 가는 것에 이유를 붙이자면 그 정도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요즘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어떤 지식과 정보에 가장 목말라하는지 등에 대해 생각할 시간 역시 자연스레 많아졌다. 책을 보면 가장 첫 번째로는 제목을 보며 내용을 상상해본다. 두 번째는 서간문과 저자의 이력이 적힌 가장 첫 번째 페이지를 보면서 이 책이 읽는 이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상상해본다. 물론 저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읽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것 등은 아니지만 그저 그렇게 책의 출간 의도와 저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 책을 읽는 것은 책의 내용을 좀 더 가깝게, 심도 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난 책, ‘신경 끄기의 기술은 책의 제목만 보고도 어떤 책 내용인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1~2년 사이에 서점에 베스트셀러, 신간 목록을 보다보면 유난히도 요즘 이런 부류의 책이 많이 읽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 속에서,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그 밖의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늘 예민하고 마음을 다치는 현대인들에게 위안 혹은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하나의 해결법을 제시해주는 듯, 한 글. 이런 내용의 책이 아주 예전부터 서점에 원래 많이 팔리는 자기개발서적중 하나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으나 내가 기억하는 한, 그 이전에는 분명 청춘이기에 불타는 듯, 열정으로, 진취적으로 꿈을 쫒아야 하고, 늘 열정적이어야 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고 치열하게 임해야 한다는 식의 자기개발 서적이 많았었다. 그러나 최근 발간되는 책의 목록을 보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삶 자체에 힘듦을 느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힐링 도서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삶에, 사람에 지친 누군가에게, 괜찮다고, 그렇게 구애받고 휘둘리지 않아도 당신 자체로 의미 있는 존재라고 말하는 듯한 제목과 내용들을 보며,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가 왜 이렇게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책들 중 하나이다. 아무 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버려도 괜찮다고 말한다.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초연한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진정 지금 우리가 얻어야 할 것, 잃어버릴 필요가 있는 것에 대해 유쾌한 문체를 통해 말하고 있다.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 쓰지 마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

인생의 진리는 아주 단순한 것이다. 나 자신이 인생의 진리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릴 만큼 나이를 많이 먹고 현명하게 살아온 성인이라는 듯이 말할 수는 없지만 나 역시 나이가 들수록 그것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 책의 첫 챕터에 쓰여진 말, 그리고 제목만을 생각하다가 자칫 이 책이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는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무 것도 신경 쓰지 말고 네 멋대로 살아라.’ 식의 조언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제멋대로 사는 것에 불과하다고 오히려 경고하는 의미에 가깝다.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과도한 신경을 쓰고 좌지우지 되며 불행해지지 말라는 뜻이다. 진짜 중요한 것, 너 자신의 인생에서 남겨두고 싶은 단 하나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 나는 이 책의 첫 챕터에 쓰인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 쓰지 마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그렇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내가 무엇에 신경을 쓰는 수고로움을 억지로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다시 나 자신을 되 돌이켜보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된 말이기도 했다. 또한, 그렇게 첫 챕터의 내용에 대해 저자의 의도를 명확히 이해한 후에는 뒷장에 연이어 나오는 저자의 의견들이 결국 말하고 싶은 신경 끄기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다른 책에서 보았던 비슷한 의도를 가진 책 들과 그 중 한 책에서 보았던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 단어를 본 책의 제목은 사사키 후미오작가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라는 책이었다. ‘신경 쓰기의 기술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것만을 남기고 남은 모든 것들을 버리는 것이 정신적인 고통과 번뇌를 가져오고 사람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 가치를 떨어트리는 감정들을 버리라는 말이라면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는 게 살기. 나를 둘러싼 수많은 것들을 버리고,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만을 가지고 생활함으로서 진정 인생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본질을 깨달아가는 삶. 그것이 미니멀리즘이며 저자인 사사키 후미오가 말하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 주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당신이 마음이 허전하고 인생을 가득 채우고 싶은 것은 알겠지만 그런 방법은 인생을 채워주지 않는다. 당신이 무언가를 원하면 원할수록 집을 비우고, 옷장을 비우고, 서랍을 비워라.”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그 책은 사사키 후미오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기술한 책이다. ‘사사키 후미오는 일본에 가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낡은 아파트에 살았다. 워낙 일본의 아파트가 장소가 협소하고 , 작은 공간에 많은 물건을 수납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벽이나 주방, 베란다까지 수납을 위한 가구가 빽빽이 들어찬 까닭에 이렇게 유명한 작가가 사는 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작고 책이 잔뜩 쌓여진 집이었다. 그런 작가의 집은 물건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점점 가구 밑에 숨겨진 공간을 드러내기 시작해, 특별한 인테리어를 한 것도, 집을 바꾼 것도 아닌데, 마치 잡지에 나오는 집처럼 예뻐 보이고, 어떤 물건을 가구 없이 바닥에 내려놓아도 예쁜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결국 그렇게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어떤 물건도 없어진 후에도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없었다. 단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큰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레 생각했던 본인의 마음이 만들어 낸 쓰레기였을 뿐이라는 말을 사사키 후미오는 집이라는 공간을 비유해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신경 끄기의 기술중 가장 중요한 ;’더 나은 당신의 삶을 만들기 위한 방법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질 것‘, ’내가 옳다는 확신을 버리고 틀릴 가능성을 받아들일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 , ’거절하는 기술을 익힐 것‘ ,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숙고할 것.‘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지식들이었다. 그리고 신경 끄기의 기술을 읽으며 그 책의 내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며, 나는 물건도, 사람도, 마음도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고 짐을 잔뜩 짊어진 체 살아가고 있는 또 한 명 의 사람,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 역시 그러했다. 늘 내 공간을 물건을 줄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버릴 수 없다.’ ‘언젠가 쓸모 있는 것이다.’ 라고 고집을 피우고 있을 뿐, 그 물건이 모두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하지 않는 나의 고집일 뿐이라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점점 깨달아 나갔다. 그리고 이내 내가 앞으로 무엇을 단 하나의 가치로 남겨두고 정진해야 하는지, 돌이켜보았다.

'결정적인 '정답'을 구할 게 아니라, 오늘 틀린 점을 조금 깎아내 내일은 조금 덜 틀리고자 해야 한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남겨야 하는 것, 책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버리고, 신경을 끄고, 모른 척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만 나열했다고 생각해서는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볼 수 없다. 각 내용들의 의도는 모두를 버리고, 정답을 찾아내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라는 것이다. 조금씩, 하나씩 틀린 점과 잘못된 것을 찾아 내다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시간을 자연스레 가질 수 있을 것이고, 기 시간 속에서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답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설상 정답이 아닐 지라고 옳은 선택을 했다고 등을 토닥여주는 존재, 나는 이 책과 저자의 생각이 결국 그런 것이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리고 내가 진정 인생에서 단 하나의 답을 찾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것은 가장 명확한 인생의 목표를 나에게 선사해주었으며, 그것을 위해 가장 먼저 노력해 감내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일이었다. 그것은 단지 학업이나 직업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 관한 나의 결정에 불필요했던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는 용기를 주는 일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로 나와 같이 모든 것을 끌어안고, 나 자신의 능력마저도 무조건적인 노력과 희생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던 나의 강박과 정신적 피로를 떨쳐버리는 것이었기에 그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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