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러브데이 저자/ 김성훈 역자
행성B이오스 출판.2016.11.08
예전 한 미국 의학 드라마에서 뇌의 신비함을 처음으로 느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아주 어린 아이였는데 한쪽 발 이상으로 병원을 방문했고, 의사는 한쪽 뇌가 모두 괴사해서 절단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 순간 말도 안 되는 드라마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후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린 아이의 뇌는 아직 모두 형성된 것이 아니며, 한쪽을 잘라낸다 하더라도 다른 한쪽의 뇌가 그 역할까지 자연스럽게 담당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게 치료할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우리가 이토록 뇌에 관해 알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에 관해 완전히 통달한 지식을 얻지는 못했어도 뇌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관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뇌는 우리를 만들고 규정하며 움직인다. 인간의 몸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뇌이다. 다른 모든 장기와 구성요소가 제 때 작용하여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명령을 내리고 통제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깝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손을 움직이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또한 나의 뇌이다.
하지만 이렇게 1초도 뇌의 작용 없이는 살 수 없으면서도 우리는 뇌에 대해 아직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다. 그것은 이 책에 있는 것처럼 뇌가 아주 복잡한 회색질 덩어리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뇌에 관련된 의학서적 이라기보다는 ‘뇌’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일반 사람들을 위한 뇌 소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나 제4장과 5장의 내용은 더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다. ‘스트레스를 받은 뇌는 이런 반응을 보인다.’, ‘기억은 뇌에 어떻게 남는 것일까? 기억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라는 제목은 매우 흥미를 돋게 하기 쉬워서, 이것이 신체기관에 대한 분석적 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왠지 이해해서 반드시 읽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게 만들고는 했다. 책의 중간 중간 아무래도 어려운 의학용어들이 들어가기 는 하지만 이를 독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한 그림이나 실험모형도가 삽입되어 있어 읽는 데에 있어 심층적 분석을 시도하지 않는 한 어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원론적인 뇌의 소개에 이어, 우리가 잘못 처방받고 있는 뇌와 관련된 질병 치료르 위해 먹는 항 우울제의 신경전달물질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가 무엇을 잘못 처방받아 먹고 있는지, 진정 뇌의 건강을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야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정신의학에서 사용되는 약물들이 고통스러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대단히 유용할지는 몰라도, 이 약물이 화학적 불균형을 바로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간단하게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또한 흔히 머리가 아프다고 먹는 아스피린(aspirin) 역시 뛰어난 치료제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두통이 아스피린을 너무 적게 복용해서 생기는 결과는 아니라고 말하며 무분별한 아스피린의 복용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그와 마찬가지로 알코올도 사회 불안장애(social anxiety)가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것은 문제를 고치기보다는 문제를 가릴 뿐이라도 되 집는다. 나는 특히 이런 부분을 항 우울제 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을 약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말하는 의학자들이나 일반 사람들에게 읽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뇌, 아마도 인체를 연구하는 의학자들에게도 가장 미지의 존재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최근 특히 많아지는 우울증과 같은 질병이나 조현병, 자폐증, 치매 같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꾸준히 연구되어야 하는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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